연합회 소식
공급 재개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2025-01-06 13:39:31.0 mwater
행복중심생협 조합원 여러분, 새해 복많이 받으십시오.
여러분과 우리 사회의 안녕을 기원합니다.
12월 16일부터 공급중단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습니다. 현재, 조합원 가정에 공급을 할 수 없는 상태에 놓여있습니다. 조속히 공급이 재개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만, 생협다운 해법을 찾는 데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조합원 여러분, 2월에 공급이 재개된다면 기다려 주실 수 있으십니까?
봄이 오기 전에, 꽃피는 봄이 오기 전에 여러분을 뵙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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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6일 행복중심생협 창립일, 그날부터 카톨릭서울대교구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서울우리농)와 협력사업을 한다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나 바로 그날부터 공급이 중단되었습니다. 카톨릭서울우리농의 배신 행위로 인한 상처는 너무나 깊습니다.
우리는 카톨릭농민회 및 카톨릭 전국교구 우리농과도 연대하는 이 언약을 실행하기 위해, 기존의 구매/물류 체계를 전면 개편했습니다. 인력도 조정했습니다. 생활재도 우리농 물류센터로 이관했고, 선구매자금 1억원도 미리 보냈습니다.
12월 16일 공급개시를 위한 만반의 준비가 갖춰진 날, 개시 3일전 오후 4시, 사업중단을 통고받았습니다. 이미 서울우리농 물류센터에는 행복중심이 주문해 놓은 생활재가 전국에서 속속 도착해 있었습니다. 일방적 중단선언으로 조합원뿐만 아니라, 물류센터로 생활재를 보낸 생산자 역시도 피해를 입었습니다.
이제, 서울우리농과는 돌이킬 수 없는 관계가 되었습니다.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국내농업 보호에 앞장서 온 행복중심을 배반하고, 생산자의 피해를 모른 체하는 무자비함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행복중심생협은 생산자의 일상이, 조합원 일상이, 생산자와 조합원이 연결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서울우리농의 오만과 위선을 사죄하게 할 것입니다. 협동으로 바꿔가는 세상을 꿈꾸었던 우리가 비록 왜소하여 힘이 없으나, 신의를 저버린 자에 굴하지 않고 협동운동 안에서 해법을 반드시 찾아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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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생협 조합원 150만 가구 중, 행복중심은 4만 가구가 안 됩니다. 매우 작은 생협입니다. 하지만, 10개 지역생협 하나하나는 오랜 역사와 개성을 가졌습니다. 구매력은 작고 경제적 형편은 넉넉치 않지만, 단단하고 날랩니다. 한국 생협의 다양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조합원 여러분은 어쩌자고 행복중심생협의 조합원이 되셨나요? 생협이 친환경유기농산물을 공동구매하자 한 데는 바람이 있었습니다. 다 알고 계셨지요?
평범하게 삶을 지탱하는 소소한 일상이 상품세계로 빨려 들어가지 않고, 우애 넘치는 관계 속에서 나의 삶이 채워지기를 희망했습니다. 얼굴을 아는 생산자에게서 소비재를 가져왔지요.
나중을 생각하지 않고 먹어치우는 일이 없도록, 유기적인 친환경 생산방식을 유지하고자 했습니다. 친환경농업을 지지했지요.
상품소비를 통한 자아실현을 부추기는 자본의 조정을 거부하고, 생산하는 소비자가 되고자 했습니다. 열성 조합원들이 초기 생협 생산자들을 발굴해 왔지요. 가정주부로서의 삶이 나의 전부가 아니기에, 사회주부가 되자는 슬로건 하에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어왔지요.
이제는 조합원 활동의 영역이 작게 느껴질 정도로 생협의 사업이 커지고 시스템화했지만, 생협의 본질은 ‘생활의 협동’입니다. 각 개인이 컴퓨터 앞에서 클릭하며 개인적으로 주문을 하지만, 그 총합은 농업과 농촌을 살리는 흐름을 만들어 왔습니다. 단지 내가 필요하여 구매를 하지만, 생산자들에게는 희망의 공간이고 고마운 공간이었습니다. 생협은 이마트 친환경코너가 아니었습니다.
한국의 구매/유통산업은 규모를 키워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에 기반하여 있습니다. 생협은 그에 비하면 매우 비효율적입니다. 그 비용을 생산자/임직원/조합원 여러분이 감당하고 있는 것입니다. 쿠팡의 새벽배송 서비스를 지탱하기 위해 3,200만 명이 주문을 합니다. 행복중심은 4만명이 주문을 합니다. 효율성에 있어 비교가 되지 않는 사업을 생협은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왜 이 일을 하는가? 생산자에게는 희망이 되고, 조합원에게는 안심이 되기 때문입니다. 협동하는 삶이 가능하다는 증거였습니다. 일반경제의 통념에는 맞지 않는 일을 우리는 35년 동안 해온 것입니다. 우리는 앞으로도 경제논리에 우선해서 사회논리를, 매출에 우선해서 관계를, 수익에 우선해서 생명을 추구하는 사업을 해나갈 것입니다.
봄이 오기 전에, 꽃이 피기 전에
공급 중단 사태를 끝내고, 조합원 여러분 가정에 똑똑똑 문을 두드리도록 끝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행복중심생협 임직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