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재 이야기
텃밭을 가꾸며 '힐링' 하세요
2013-02-12 11:38:09.0 suribi
최근 ‘도시 농업’이라는 말이 새롭게 생기면서 주말농장이나 옥상, 베란다 등에서 텃밭을 일구는 사람들이 늘어났습니다. 행복중심여성민우회생협에서도 조합원이 모여 텃밭을 함께 일구는 소모임이 생겼습니다. 소모임을 이끄는 박혜선 조합원에게 도시농업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도시농업, 농업의 귀중함을 깨닫는 일
“몇 년 전부터 주말농장을 했습니다. 잘 될 때도 있지만 생각만큼 수확이 안 될 때고 있고 그랬어요. 그러다가 우연히 도시농부 지도자 양성과정 프로그램을 수료하게 되면서, 도시농업에 대한 생각을 더 넓게 할 수 있었습니다. 도시농업에는 세 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화학비료와 화학농약, 그리고 비닐을 사용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 방제와 해충하는 약을 직접 만드는 방법도 배웁니다. 도시에서라도 화학 비료와 농약, 비닐을 사용하지 말자는 의미인 거죠.”
공동체 텃밭을 일구며 함께 짓는 농사
“함께 짓는 농사가 훨씬 더 좋죠. 혼자 농사를 짓다 보면 지치고 힘들 때가 많거든요 같이 하면 더 재미있습니다. 농사를 같이 짓는 것뿐만 아니라 같은 문화를 공유하고, 나누며 삶을 더욱 풍성하게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행복중심 여성민우회생협 조합원들과 함께 이 지역에서 텃밭을 일구려고 합니다. 손으로 흙을 만지다 보면 ‘명상’의 효과도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치유가 되고, 생각을 할 수 있고, 여유를 갖게 됩니다. 저 같은 경우는 노후에 시골에 내려가서 농사를 지을 생각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지금 텃밭을 일구는 일이 단순히 직접 채소를 길러 먹는 의미를 넘어 미래를 준비하는 의미도 있습니다.”
도시농업, 농사의 소중함과 가치를 깨닫는 일
“어떤 사람은 도시농업으로 직접 채소를 길러 먹다 보면, 정작 생업으로 농사를 짓는 분들이 어려워질 수도 있겠다고 생각해요. 작년 여름 상추값이 폭락한 것도, 도시에서 사람들이 상추를 길러 먹어서 그랬다는 말도 나오니까요. 물론 진짜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 비율이 얼마나 될까 싶어요. 전 그것보다는 이렇게 자기 손에 흙을 묻히고, 땅을 일구고, 생명을 기르는 사람들은 그만큼 농사짓는 일에 대한 소중함을 잘 알게 돼요. 그래서 농부들의 수고를 더욱 생각하게 되는 거죠. 그만큼 국산 농작물에 애착을 갖게 되고요. 이런 도시농업은 토종씨앗과도 연결돼 있습니다. 우리 땅에서 우리 종자로 농사를 지어야 하니까요. 자연스럽게 토종씨앗 지키기 운동과도 같은 범주 안에 있는 거죠. 지금 전여농과 함께 하는 ‘토종씨앗 지키기 운동’도 텃밭을 일구는 일과 함께할 수 있는 것 같아요.”
텃밭을 일구는 꿈
“이렇게 몇 년을 함께하다 보면, 우리 안에 텃밭에 대한 노하우가 생길 거예요. 그 노하우는 여성의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습니다. 텃밭 강사로 활동할 수 있는 자리들이 많이 생기고 있거든요. 당장은 어렵겠지만 몇 년간 꾸준히 하다 보면 지식과 경험이 쌓이게 될 거예요. 그럼 그 경험과 노하우를 다른 지역생협 조합원에게 전할 수도 있고, 아이들에게도 이야기해 줄 수 있어요. 텃밭을 일구는 건 단순히 먹을거리를 직접 길러 먹는 걸 넘어서서 우리의 미래를 직접 만들어가는 일이기도 해요.”
박혜선 행복중심여성민우회생협 조합원